이야기 끝에 어떤 문장에 다다르게 될지
이야기의 길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삶을 다한 외침으로도 넘지 못한
저 마음들은 왜 저리 두텁고 견고한가요.
왜 갈수록 두텁고 견고해질까요.
사람들은 이쪽에도 서 있고 저쪽에도 서 있습니다.
그 사이의 틈을 봅니다.
이것을 더듬어보는 것, 묘사하는 것이 벽을 넘는 것에 도움이 될까요.
모든 것을 묘사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누가, 왜 묘사 하나요.
묘사 다음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생각하는 것을 생각해보고
말하는 것을 말해봅니다.
개발의 논리는 자기의 경제적 논리 안에 모든 것을 재배치합니다.
미래의 과학기술 유토피아와 AI에 대한 열망은 현재 엄청난 규모의 반도체 산업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산업을 떠받치는 그리드와 인프라, 그것을 건축하고 있는 거대한 논리기계가 있습니다.
저희는 이런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우리의 땅 밑을 흐르는 파이프라인들과 머리 위를 가로지르는 선들에 대해,
우선순위에 대해.
생각이 된 생각과 말이 된 말들에 대해.
어쩌면 그 선들을 따라가서 도달하게 되는 기원에 대한 탐구일 수도 있습니다.
대체 반(半)은 어느 정도를 말하는 걸까요.
드러난 반 이면에 드러나지 않은 반은 무엇인가요.
반도의 몸(體) 위에 쌓아가고 있는 신화는 무엇인가요.
이것은 연결됨, 혹은 전염되는 것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최종적으로는 감각에 대한 것입니다.
우리는 원경을 우리 앞으로 가깝게 끌어당길 수 있을까요.
올해 반도챗은 경남 밀양에서 시작해서 충남 홍성을 거쳐 경기 용인에 도착하는 여정으로 구성됩니다.
이것은 용인 반도체 산단의 이야기를 매개로 반도의 닮은 꼴들을 발견하고 연결을 만들고자 하는 시도가 될 것입니다.
축제와의 만남_
이 공연은 2025년 [변방의 변방: 개발제안구역] 공모를 통한 리서치 과정에서 시작했다. 용인과 이천의 경계에 펼쳐진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현장을 관객과 함께 통과하며 AI와 반도체가 만들어낸 유토피아 이면에 숨겨진 지역의 이야기를 목도한 과정 공유회를 거쳐, 2026년 의 움직임과 언어로 가공된 본 공연을 선보인다.
현장 리서치가 공연이 되는 사이 AI가 만들어낸 환영은 현실의 경계를 아무렇지 않게 무너뜨렸고, 반도체는 한국 사회의 새로운 희망이자 성장동력으로 급부상했다. 축제는 용인에서 만들어진 이야기를 들고 반도체 유토피아의 무해하고 순진한 희(욕)망이 무엇을 양분으로 삼아 자라나는지 그 뿌리가 뻗어간 곳을 찾아가기로 했다.
실체 없이 만들어지는 환상의 반대쪽, 버튼만 누르면 딸깍하고 생성되는 마법 장막 뒤의 물리적 실체를 마주하기를 권한다. 기술과 자본, 도시는 전기를 먹으며 성장해왔고, 그 전기는 눈물을 타고 흐르기 때문이다.